the woman in cabin 10
어떤 내용일까
여행잡지 기자인 로라는 이렇다 할 특종은 취재하지 못하고 이름을 알리지 못 한 채 10년째 허드렛일만 하고 있는 자신의 처지에 지쳐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초호화 크루즈선인 '오로라 호'에 탑승해 크루즈 여행 겸 오로라 호에 대한 기사를 쓸 기회가 찾아왔고, 상사의 임신으로 인해 그 기회는 로라가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크루즈 탑승 이틀 전, 그녀의 집에는 강도가 들게 되고 어린 시절부터 불안장애를 겪던 그녀의 증상은 강도 사건으로 인해 더 심각해집니다. 하지만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칠 수 없었던 로라는 무리를 해서 오로라 호에 탑승하게 됩니다. 장거리 연애 중인 남자친구인 주다를 강도로 오해하기까지 하고 심지어 자기 자신조차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러운 로라. 간신히 승선한 오로라 호는 압도적인 스케일과 완벽에 가까운 모습이었습니다. 아름다운 선실, 화려한 파티, 유명 인사들과의 교류. 총 12개의 캐빈으로 이루어진, 작지만 화려한 유람선에서 로라의 방은 9호 캐빈이었습니다. 강도 침입 사건으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지만, 상류층 인사들 및 유명 기자들과 교류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 첫째 날 저녁 만찬에 참석할 준비를 합니다. 그러던 중 마스카라를 챙겨 오지 못 한 걸 알았고, 바로 옆 객실인 10호 캐빈으로 가서 노크를 합니다. 10호 캐빈의 여자 승객은 다시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는 말과 함께 로라에게 마스카라를 빌려줍니다. 평소 불안증세 약물을 복용하고 알코올에 의존적 증세를 보였던 로라는 강도 사건의 후유증까지 더해져 만찬에서 과음을 한 상태로 선실로 돌아오게 되고 잠이 듭니다. 새벽, 의문의 여자의 비명 소리에 잠에서 깬 로라는 베란다를 통해 10호 캐빈에서 핏자국을 보게 되고 창문 밖으로 파도에 넘실거리는 팔 하나를 보게 됩니다. 겁에 질린 로라는 보안 직원을 호출해서 자신이 본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보안실장과 함께 10호 캐빈으로 가보지만 그곳엔 마치 아무도 없었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 어떤 흔적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보안실장은 10호 캐빈은 원래 오기로 한 손님이 오지 않아 처음부터 비어 있었으며, 로라가 말한 인상착의의 손님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그녀가 술에 취해 착각을 한 것이라고 치부합니다. 하지만 로라는, 분명 10호 캐빈의 여자를 보았고 그녀와 이야기까지 했다고 주장하며 오로라 호에 탑승한 사람들을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오로라 호의 승객과 직원 중 그 누구도 10호 캐빈의 여자를 본 적이 없고, 로라에게 마스카라를 빌려준 여자의 인상착의와 일치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아무도 믿지 않지만 로라 자신만은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 믿고 조사를 이어가던 중, 로라는 '참견하지 마'라는 익명의 메시지를 받게 되고, 그토록 찾아 헤매던 10호 캐빈의 여자에 의해 크루즈 선의 가장 아래,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고 누구도 찾지 않는 곳에 감금됩니다. 10호 캐빈의 여자는 과연 누구일까요? 로라가 본 파도 속으로 사라지던 손의 주인은 누구이며, 어째서 10호 캐빈의 여자는 오로라 호에 탑승한 그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았던 걸까요? 로라는 무사히 탈출해서 남자친구 주다와 재회할 수 있을까요?
죽은 사람도, 살인자도 모두 사라졌다
유람선이라는 한정되고 고립된 공간에서 아무도 믿어주지 않고 혼자만 겪은 일을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믿고 진실을 파헤쳐야 하는 주인공 로라. 북유럽으로 향하는 항해가 주는 추위, 인터넷도 연결되지 않는 망망대해, 오로라 호 탑승 직전 로라가 겪은 강도 사건과 그녀의 불안 장애. 이 모든 요소들은 스토리의 긴장감을 한층 높여주는 훌륭한 장치가 됩니다. 스토리는 오로라 호에서 로라가 겪은 일과, 실종된 로라를 찾는 남자친구 주다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나오는데 이 구성으로 인해 전개에 긴박감을 더해주고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히스테릭한 로라의 심리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 또한 승객들에 대한 의심의 끈을 놓지 못하게 됩니다.
'뒤에 보이는 화장대에 화장품 튜브와 크림이 여기저기 늘어져 있었고 여자도 눈 화장을 꽤 짙게 한 편이었다. 잘 찾아왔다는 확신이 들었다. (중략) 당황스러워하는 내 얼굴을 향해 그녀는 문을 닫았다. 선실로 돌아가며 짧지만 이상한 이 만남에 대해 생각했다. 나도 이번 여행에서 겉도는 느낌을 받았지만 그녀는 나보다 더 이곳과 어울리지 않았다. 다른 손님의 딸일까? 저녁 식사 때도 볼 수 있을까?'
'선실은 완벽하게 비어 있었다. 사람만이 아니라 물건도 없었다. 여행용 가방도, 옷도, 욕실의 화장품도, 심지어 침대의 침구도 다 사라졌다. 텅 빈 방에는 매트리스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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