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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_ 사사키 후미오

by lucy831 2023.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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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즘 신드롬의 시작,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작가 소개

책의 저자인 사사키 후미오는 작은 메모지 한 장도 버리지 못하는 성격이었지만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여 여유 있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미니멀리스트들의 생활을 접한 후, 미니멀리스트가 되었습니다. 그의 옷장에는 여섯 벌의 양복이, 욕실에는 액체 비누 하나, 무명천이 전부입니다. 주방에도 식기나 냄비 등 꼭 필요한 물건 외에는 두지 않습니다. 그는 물건을 줄이면 줄일수록 자신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게 무엇인지에 대해 스스로 묻고 생각하게 되었고, 무엇보다 남과 비교하는 습관이 없어졌다고 합니다. 미니멀리스트란 '자신에게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 소중한 것을 위해 물건을 줄이는 사람'입니다. 이때 물건이란 가구, 가전, 소품, 옷 등 물리적인 것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필요 이상의 물건을 탐내는 욕심, 무의미한 일에 쏟는 에너지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포함합니다. 그렇기에 물건을 줄이면 '쾌적한 환경'과 더불어 '삶의 행복'으로 이어집니다.

 

왜 이 책이 끌렸을까

저는 어마어마한 맥시멀리스트였습니다. 맥시멀리스트가 나쁘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저 또한 맥시멀리스트일 때도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먹어가니 생각이라는 것도 바뀌게 되어 조금 더 가벼운 삶을 지향하게 된 것 뿐입니다. 지금도 미니멀리스트라고는 할 수 없지만, 적어도 미니멀리스트를 지향하며 물건을 줄이려고 의식적으로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옷을 좋아하는 사람이 인터넷 쇼핑에 빠지니 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더군요. 예쁜 원피스를 보면 그 옷에 어울리는 신발을 떠올리고, 블라우스를 보면 거기에 입을 청바지를 찾게 되고. 거기에 '인터넷은 저렴하니까 괜찮다'라는 합리화가 더해지니 옷방이 터질 지경이었습니다. '뭔가 잘못된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든 건 이사를 준비하던 중이었습니다. 기존에 살던 집에서 불과 30m 정도 떨어진 다른 건물로 이사를 하게 되었는데, 이사 갈 곳이 비어있는 상태인 데다 워낙 가까운 거리니 퇴근 후 혼자 박스 몇 개씩 옮기면 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옷 박스를 옮기는 데만 이틀이 걸렸습니다. 심지어 새벽까지 옮겼는데도 말이죠. 새벽 두 시까지 옷박스를 옮기다 왠지 모를 허탈함에 울어 버렸습니다. 거기다 그 옷들을 다 꺼내 정리를 하자니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이건 아닌데..' 싶으면서도 무엇 하나 버리지 못하고 다시 그 옷들을 모두 옷장에 걸고 쌓고. 이사를 마친 후엔 또 물건들을 방치한 상태로 두고 지냈습니다. 그러던 중 인터넷에서 이 책 소개를 접하게 되었고 나에게 필요한 책이 아닌가 싶은 마음에 읽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던 건 작가가 지내는 공간의 비포 앤 애프터 사진이었습니다. 작가의 맥시멀리스트 시절의 방은 내가 사는 방 못지않게 어수선하고 여유 공간 없이 빽빽했지만, 애프터 사진 속 공간은 전혀 다른 곳이었습니다. 가구 없는 거실은 더 넓어 보였고, 옷이 가득 차지 않은 옷장은 생소했습니다. 저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나도 내 공간에 여유가 있길 늘 바라왔던 터라 그의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한눈에 내가 사용하는 물건들이 모두 눈에 들어올 수 있다니. 보물찾기 하듯 옷장 속을 파고들어 겨우 입을 옷을 꺼내고, 여러 개의 컵 중에 어떤 컵을 사용할지 고르고, 어떤 날은 설거지를 미뤄두어서 선택의 여지없이 하나 남은 컵을 사용하는 나에겐 다른 세상의 이야기 같았지만, 적어도 쓸데없는 시간 낭비는 안 하겠구나, 설거지와 빨래는 미루지 않고 부지런히 하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요즘의 저는, 일 년에 두 번 옷정리를 하며 1년 이상 입지 않은 옷은 과감히 떠나보냅니다. 그릇과 컵은 사지 않은지 오래됐고, 화장품도 꼭 바르는 3-4개 이상의 개수는 늘리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남아있는 물건들에는 애착이 생겨 절대 버리지 않는 것들도 생깁니다. 물건을 새로 사거나 정리할 때 꼭 스스로에게 해보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사할 것을 감안했을 때, 힘들게 옮겨도 화가 나지 않을 물건일까?' 저처럼 비우고 싶지만 그 방법을 전혀 모르거나, 공간에 여유를 주어 가벼운 삶을 살고 싶다면 꼭 읽어볼 만한 책입니다.

 

p.43 물건의 홍수 속에서 핑계만 대다

물건을 쌓아두고 살던 시절, 나의 하루 일과는 다음과 같았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우선 옷을 벗어 소파에 던져놓는다. 그러고는 욕실에 들어가 깨진 지 오래된 세면대에서 이를 닦고 샤워를 한다. 미리 녹화해둔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잔뜩 빌려둔 영화 DVD를 보면서 큰 맥주 캔 하나를 비운다. '술은 행복을 주는 것이 아니라 불행을 일시 정지시킬 뿐이다.' 언젠가 들었던 이 말처럼, 나는 비참한 나 자신을 한순간이라도 좋으니 어떻게든 잊고만 싶었다. 다음 날 아침, 이불속에서 한참이나 꾸물거리다 마지못해 일어난다. (중략) 나는 처치 곤란한 물건들에 둘러싸여 집이 좁다고 핑계만 댔다. 부정적인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 담아두고 나 자신을 꼼짝달싹 못하게 묶어 버렸다. 쓸데없이 자존심만 강했고, 늘 창피를 당할까 두려워서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다.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난 후 나의 하루는 완전히 달라졌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욕실에 들어가 목욕을 한다. 여기까지는 똑같다. 하지만 욕조는 반짝반짝하고 깨진 세면대는 말끔히 수리된 상태다. 욕실에서 나오면 마음에 드는 평상복으로 갈아입는다. 그러고 나면 예전처럼 텔레비전을 보지 않고 책을 읽거나 글을 쓴다. 그리고 술도 마시지 않는다. 물건이 없는 확 트인 공간에서 느긋하게 스트레칭을 하고 잠자리에 든다. 아침에는 따사로운 햇살에 눈을 뜬다. 알람은 맞춰놓지 않는다. 물건이 없는 방의 하얀 벽지에 아침 햇살이 반사돼 방이며 거실이 무척이나 밝다. 미적거리며 억지로 일어나곤 했던 아침이 이제는 무척 상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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