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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삶을 훔친 여자 (The Secrets She keeps)_ 마이클 로보텀 (Michael Robotham)

by lucy831 2023.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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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ecrets She keeps

 

애거사의 이야기

나는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마켓에서 메건을 몰래 살피고 있다. 메건은 나의 롤모델이다. 매일 그녀가 무엇을 사는지 눈여겨보면서 나는 그녀에 대해 점점 많은 것을 알게 된다. 메건은 나처럼 출산을 앞두고 있고, 나는 그것을 빌미로 그녀에게 자연스럽게 말도 걸어 보았다. 나와 메건은 그렇게 안면을 텄다. 우리는 친구가 될 것이고 나는 메건과 똑같아질 것이다. 그녀처럼 육아를 하고, 매주 엄마 모임을 가지고 함께 요가도 다니며 커피도 마실 것이다. 내 뱃속에 있는 아이의 아빠인 헤이든은 해군 소속 통신 기술자이다. 그게 무슨 뜻인지, 무슨 일을 한다는 건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오랫동안 배를 타야 하는 선원이다. 헤이든과 나는 신년 이브에 나이트클럽에서 만났다. 그는 금세 나를 여자친구처럼 대했고, 그가 다시 배에 오르기 전까지 우리는 3개월을 함께 보냈다. 그러나 내가 헤이든의 메일과 문제 메시지를 몰래 뒤지는 것을 그에게 들켰고, 화가 난 그는 나를 차버리고 떠나버렸다. 8개월짜리 근무를 위해 배에 오른 그는 나와 헤어졌다고 생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내 뱃속에서 자신의 아이가 자라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내 모든 연락을 받지 않는 그에게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나는 왕립해군 복지국에 전화해 내가 임신한 사실을 알렸다. 전화를 받은 사람은 어떤 착한 여자분이었는데, 내 상황을 받아 적는 동안 무척 동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 사람들을 통해 헤이든이 내게 전화를 하게 만들었다. 마침내 그에게 위성 영상 통화가 걸려왔다. 나의 임신 소식을 듣고 믿을 수 없다고 따지던 그는 물었다.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네가 나랑 결혼을 해줄 거라거나 하는 뭐 그런 바보 같은 기대는 없어." "그럼 나한테 뭐 하러 말해?" "네가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어. 네가 나하고 아무 관계도 맺고 싶지 않다면, 받아들일게. 하지만 이 아이는 내 아이인 것 못지않게 네 아이이기도 해." "나는 아기를 원하지 않아" "음, 이제 그러기엔 좀 늦었지." 헤이든은 이 일을 감당할 수 없다며, 아이를 지웠어야 했다고 화를 내고는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고 소리를 지르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는 아직 모르고 있다. 본인이 오래지 않아 한쪽 무릎을 꿇고 내게 결혼해달라고 애원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며칠 후 나는 헤이든의 부모님 댁을 찾아갔다.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준비해 둔 티슈를 꺼냈다. "많이 힘드네요.. 그이는.. 제가 낙태를 해야 한다고 했어요." 나는 고개를 숙이고 큰 소리로 운다. 그의 부모님이 나를 달래며 말한다. "딱해라. 아가씨, 우리 헤이든에 관해서는 걱정 마요. 그 애가 아가씨를 제대로 대해주도록 만들 테니까." 20분이 지나지 않아 그의 부모님과 나는 시부모님과 며느리처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헤이든이 출산 예정일까지는 못 돌아올 텐데, 아기는 어디서 낳을 생각이야?" "저희 어머니가 계신 도시에 가서 낳을 생각이에요." 그날 밤, 헤이든에게 다시 전화가 왔다. 지난번 전화보다 다정한 말투였고, 그때는 당황해서 그랬다며 사과했다. "부모님 하고 이야기했어. 그래, 내가 아버지일 가능성이 있다는 거 인정할게." 침울하게 인정하는 그에게 말했다. "자기 엄마랑 아빠 좋으시더라." "아직 손자를 못 보셨어.." 그렇게 자연스럽게 아이 얘기까지 하고 전화를 끊었다. 일이 순조롭게 돌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일주일 남짓이 흐르고, 외출했다 집에 돌아가 보니 헤이든의 어머니가 우리 집에 와 있었다. 어머니는 환한 얼굴로 나를 맞이했다. "제가 어디 사는지 어떻게 아셨어요?" 나는 긴장해서 물었다. "헤이든이 말해줬지. 그보다 엄청난 소식이 있단다! 헤이든이 출산일에 맞춰 집에 올 거야! 그 애가 관련 부서에 이야기해서 상황을 설명했대. 해군 측에서도 허락해 줬다지 뭐니. 정말 좋지 않니?" 나는 입을 쩍 벌린 채 그녀를 응시했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애초에 헤이든의 아이는 임신한 적도 없었다. 출산일 이후에 그가 돌아오면 아기가 유산됐다고 거짓말을 할 생각이었는데.. '메건.. 메건의 출산일을 확인해야겠다. 그 애를 훔치면 들키지 않을 수 있어.' - 책 끝을 접다

 

진정 원하는 삶을 이루기 위해 인간은 어떤 일까지 저지를 수 있을까

이 소설의 주인공은 애거사와 메건, 두 사람입니다. 소설은 메건과 애거사의 이야기가 교차하여 진행되는데요, 상단의 줄거리는 애거사의 이야기만을 간추린 것입니다. 메건은 잘나가는 방송인 남편과 어린 두 남매를 둔, 겉으로 보기에 모든 것이 완벽한 여자인 반면, 애거사는 마켓의 파트타임 점원으로 일하며 헤어진 애인을 붙잡기 위해 거짓 임신을 꾸밉니다. 애거사에게 메건은 인생의 롤모델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애거사의 거짓 임신이 탄로 날 위기에 처하게 되면서 그녀는 극단적으로 메건이 곧 낳을 셋째 아이를 훔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실 애거사는 과거 아이를 입양 보낸 적도, 사산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온전히 자신의 아이를 키울 여력이 되었을 때, 아이러니하게도 그녀는 거듭 임신에 실패하게 됩니다.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갈망과, 엄마가 되는 것이 삶의 구원이라 믿었지만 끝내 그녀에게 허락되지 않았기에 애거사는 메건을 동경하면서 동시에 깊은 질투를 가집니다. 결국 메건의 아기를 유괴하게 되는 애거사.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지만 애거사는 자기 자신을 정말 아이의 엄마라고 생각합니다. 어린 시절 겪은 불행에서 결국 벗어나지 못하고 무너지는 애거사의 모습을 보며 마냥 비난할 수만은 없는 건, 결국 메건이 느끼는 것과 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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