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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_ 카트린 지타 (Katrin Zita)

by lucy831 2023.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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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I Travel Alone

 

누구나 인생을 사는 동안 한 번은 혼자 여행을 떠나야 한다

여러분은 어떤 여행을 주로 하시나요? 대부분의 여행은 출장, 휴양, 관광, 액티비티, 자아성찰 정도로 분류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일 년에 한두 번쯤 여행을 갑니다. 저의 여행은 대부분 동행 없이 혼자 훌쩍 떠났다 돌아오는 것이고, 굳이 저 카테고리에서 분류를 해보자면 휴양과 자아성찰의 중간쯤 될 것 같습니다. 기간은 하루가 될 때도 있고 일주일이 될 때도 있으며, 여행지 또한 집 근처일 때도 있고 기차로 몇 시간 떨어진 거리에 있는 곳일 때도 있습니다. 사실 이 책은 제목만 보고 제 성향과 잘 맞을 것 같아 덜컥 사버렸는데 막상 펼쳐보니 제가 기대했던 내용은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는 제 생각과 통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저는 혼자 여행을 하면서부터 제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전까지는 새로운 곳에 가서 새로운 경험을 하는 데 혈안이 돼서 시간을 쪼개고 쪼개 쉴 새 없이 여행지를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다 문득, '내가 여행 와서까지 왜 이렇게 바쁘게 지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 멀리까지 왔는데 일상보다 더 빽빽한 계획표를 들고 더 조급한 마음으로 움직인다면 나는 대체 왜 여기에 온 걸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여행'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입니다. 사전의 표면적인 의미만 보자면, 그전까지 제가 해왔던 여행은 아마도 그 뜻에 딱 맞아 떨어지는 것이었을 테지요. 하지만 저 날의 고민 이후로 저의 여행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혼자서 여행을 다니다 보니 타인의 취향이나 관심사에 신경 쓸 필요 없이 오롯이 '나'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먹고 싶은 것을 원하는 때에 먹고, 가고 싶은 곳을 가고, 숙소에 머물고 싶은 만큼 머물고. '집'이 아니니 청소나 빨래 등 일상적인 집안일도 여행 중의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니 아무것도 거리낄 것이 없어집니다. 저는 호텔 조식도 신청하지 않습니다. 그런 사소한 일에까지 신경 써서 아침에 일부러 일찍 일어나고 싶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사실 여행 중에는 잠자리가 바뀌어 푹 잠들지 못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는 편이지만, 그럴 때는 근처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사서 들고 마치 그곳 주민처럼 (정말 동네 백수 같은 모습으로) 여행지를 슬렁슬렁 산책하며 구경합니다. 이 편이, 호텔의 조식을 챙겨 먹는 것보다 더 제가 좋아하는 일이니까요 (물론 일행들과 함께 관광하고 맛있는 것을 먹으러 다니고 이것저것 안 해본 경험들을 하는 것도 즐거우니 그런 계획이 생기면 사양하지는 않습니다). 내가 내 취향을 알고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 어떤 깨달음을 얻고자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내가 나에게 여유를 주고 내가 좋아하는 일들만을 할 뿐입니다. 기간이 길던 짧던, 누구에게나 이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여행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작가의 여행

p.10 처음 여행을 떠날 당시에 내 상황은 엉망진창이었다. 이혼을 한 지 얼마 안 된 데다가 직장에서는 일에 치여 매우 지쳐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혼자서 떠났던 수도원 여행은 버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던 내게 큰 힘이 되어 주었다. 현실에서 한 발짝 떨어지자 마치 높은 산 위에 올라 산 아래 마을을 내려다보는 것처럼, 내 삶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일들이 한눈에 보였다. 나는 불필요한 요구와 의무를 다하느라 정작 나에게 중요한 일들을 소홀히 하고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탐색하는 등 내 인생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 말이다. 그때부터 나는 혼자 여행을 하기 시작했다. 나를 힘들게 하는 것과 기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 수 있었고, 타인의 기대보다 나의 욕구에 집중하는 법을 배웠다.

p.75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 여행을 계속하는 이유는 다른 많은 단독 여행자들과 마찬가지로, 홀로 여행을 할 때마다 매번 스스로에 대해 조금 더 많은 것을 알아 갔기 때문이다. 물론 그 과정이 항상 유쾌하지는 않다. 때로는 오랫동안 회피해 왔던 문제와 직면하고 해결책을 찾느라 힘겨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혼자 여행하는 시간이 쌓여 갈수록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내 삶에 두려움 대신 무엇을 채워 넣어야 하는지를 조금씩 알게 되었다. 돌이켜 보면 내 마음을 덮고 있던 슬픔의 베일이 걷히던 순간 오랫동안 경직되어 있던 마음이 풀어지고 형용할 수 없는 평온이 찾아왔던 것 같다.

p.110 불교에는 이런 말이 있다고 한다. "우리는 죽기 위해 태어나고, 잃어버리기 위해 소유하며, 떠나보내기 위해 만난다." 어쩌면 여행은 그 사실을 생생하게 깨닫는 시간이 아닐까 싶다.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되는 것이 바로 여행이니까 말이다. 친절한 숙박집 주인도, 길에서 우연히 친구가 된 사람도 여행이 끝날 때쯤이면 각자의 집으로 돌아간다. 여행자에게 정이 들었으니 떠나지 말라고 붙잡는 사람은 없다. 각자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아쉬워도 응원하며 헤어진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함께하는 순간의 행복에 더 집중하며 사는 것뿐이다.

p.177 안전한 여행을 위한 몇 가지 체크리스트. 1)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해당 지역 가운데 안전 문제로 방문을 삼가야 할 곳을 확인한다. 2) 중요한 여행 서류들 (예를 들면 여권)은 한 부 복사하여 원본과 따로 보관해 둔다. 3) 호텔에서 숙박을 할 때는 체크아웃을 할 때까지 호텔 금고를 이용한다. 4) 여자에게 유난히 친절한 나라나 도시에서는 그들의 호의를 너무 받아 줄 필요가 없다. 5) 술을 마시다가 만난 사람과는 자리를 옮겨서까지 함께 하지 않도록 한다. 6) 강도를 만났다면 돈이나 물건을 아까워하지 말고 내주어라. 7) 대중교통을 탈 때는 운전기사에게 자신의 목적지를 꼭 인지시켜야 한다. 8) 될 수 있으면 관광객 티를 내지 않도록 유의한다. 9) 자신의 여행 일정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미리 정해 놓았다면 숙소까지 알려 주고 떠나는 것이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언제 어디로 이동하고 얼마나 머물 것인지만이라도 공유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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