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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와 거지 (The Prince and the Pauper)_ 마크 트웨인 (Mark Twain)

by lucy831 2023.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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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rince and the Pauper

 

어른을 위한 동화

어린 시절 '왕자와 거지'를 읽어보지 않은 분은 없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해당 도서를 읽지 않았더라도 어떤 내용인지는 다들 아실 텐데요, 어린이들을 위한 '왕자와 거지'는 지금 소개드리는 민음사 기준 404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의 내용을 30페이지 정도로 축약한 것이니 그 내용의 깊이가 충분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에 수록된 이 '왕자와 거지'는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신분을 바꾼 왕자와 거지의 이야기에서 더 나아가 헨리 8세의 공포 정치와 그에 대한 비판, 그와 대비되는 에드워드 6세의 자비로운 통치에 대한 옹호, 권력자들의 이기심과 기만적인 행동, 가난한 하층민의 일상 등 당대의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현실을 날카롭게 꼬집고 있습니다.

 

당대 현실에 한걸음 다가선 왕자와 거지

배경은 16세기 영국, 왕궁에서는 헨리 8세의 아들인 에드워드가 태어나고 같은 날, 런던의 뒷골목 허름한 집에서는 톰 캔디가 술주정뱅이 거지의 아들로 태어납니다. 한 날 한 시에 태어났지만 전혀 다른 신분으로 태어난 두 소년은 당연히 전혀 다른 운명을 걷게 됩니다. 톰의 아버지와 할머니는 톰이 구걸을 나가 수입이 신통치 않으면 폭력을 행사하고 학대를 하지만, 톰의 어머니와 쌍둥이 누이들은 그를 감싸고 챙깁니다. 톰은 다른 거지 아이들과 함께 앤드류 신부에게 라틴어를 배우고 많은 책도 읽게 됩니다. 어느 날 왕궁 주변을 돌아다니던 톰은 에드워드의 눈에 띄고, 경비병에게 수난을 겪던 톰을 안쓰럽게 여긴 에드워드는 그를 궁으로 들입니다. 이 일을 계기로 친구가 된 두 소년. 에드워드는 톰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과 전혀 다른 삶에 흥미가 생겨 톰에게 옷을 바꿔입자고 제안하고 두 사람은 재미 삼아 옷을 바꿔 입게 되는데요, 두 소년은 놀라울 정도로 똑같이 생겨서 겉모습으로는 둘을 전혀 구분할 수가 없었습니다. 에드워드는 옷을 바꿔 입은 그대로 톰에게 윽박지르던 경비병을 혼내 주러 궁 밖으로 나갔다가 오히려 경비병에게 거지로 몰려 쫓겨나 버립니다. 에드워드는 거지 취급을 받고 톰의 아버지에게 폭행을 당하는 등 위기를 겪던 중 기사 '마일스 헨든'을 만나 도움을 받습니다. 반면, 왕자가 약속한 시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자 다른 사람에게 들킬까 불안해진 톰은 왕실의 예법이나 그간 에드워드의 생활을 일체 알 수가 없으니 왕자로서는 할 수 없는 이상한 행동을 하게 되고, 결국 왕자가 미쳤다는 소문이 돌게 됩니다. 하지만 주변인들과 책의 도움으로 왕실의 예법을 익히고 정무를 돌보며 톰은 점차 왕자로서의 모습을 갖추게 됩니다. 그러던 중 국왕이 승하하고 톰이 그 왕위를 물려받아 대관식이 시작하려던 찰나, 에드워드가 왕궁에 나타나 자신이 진짜 왕자라고 주장합니다. 톰 또한 에드워드가 진짜 왕자임이 맞다고 인정하고 두 소년이 함께 여러 가지 증명을 한 끝에 결국 에드워드가 진짜 왕자라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한 순간의 장난으로 원래 자신의 자리를 잃었던 에드워드는, 아무것도 없던 거지 소년일 때 자신을 도와준 마일스 헨든에게 백작의 지위를 내리고 톰은 '왕의 피후견인'으로 지정하여 그가 어머니, 누이들과 함께 편히 살 수 있도록 합니다. 에드워드는 거지 소년으로 지냈던 어려운 시절을 본보기 삼아 현명한 왕이 되어 자비로운 통치를 이어갑니다.

 

책 속에서

p.122 높은 의자에 앉아 있던 톰은 이 '야단스러운' 춤을 바라보면서 아래쪽에서 화려한 차림새의 인물들이 어지럽게 뒤엉키며 엮어 내는 휘황찬란한 색깔에 그만 넋을 잃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 누더기 옷을 걸친 진짜 어린 왕세자가 시비를 가리겠노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사기꾼 가짜 왕자를 비난하면서 시청으로 들여보내 달라고 외쳐 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군중들은 거지의 이 엉뚱한 행동을 무척 재미있어하면서 난폭하게 구는 사내아이의 모습을 쳐다보려고 앞으로 밀고 나와 목을 길게 뺐다. 그러고 나서 거지 소년을 놀리고 조롱하기 시작하여 일부러 약을 올려 그 아이가 좀 더 화내는 것을 보며 즐거워했다. 왕자는 너무 분하여 눈물이 나왔지만 물러서지 않고 난폭한 군중들에게 왕자답게 의연하게 맞섰다. 그러나 짓궂은 사람들이 계속하여 약을 올리고 빈정거리자 마침내 버럭 고함을 질렀다. "당신들, 버르장머리 없는 상놈들에게 다시 한번 말해 두겠소. 나는 진짜 왕세자란 말이오! 지금은 비록 버림받고 친구 하나 없는 몸이라서 아무도 내게 따뜻한 말 한마디 던지지 않고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지만, 난 결코 내 자리에서 한 발도 물러나지 않고 버틸 것이오!" "네가 왕자건 아니건 한 가지는 분명하구나! 용감한 녀석이라는 사실 말이다. 하지만 친구가 없다는 건 틀린 말이야! 지금 네 옆에 서 있는 내가 그 증거가 되고 있으니까. 어딜 가든 이 마일스 헨든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순 없을 거야. 그러니 공연히 헛걸음하지 마라. 한데 이 꼬마 친구야, 네 작은 입 좀 쉬게 하렴. 내가 진짜 토박이에게 말하듯 이 더러운 시궁창 쥐 같은 놈들이 하는 말로 말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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